*3편* 난 재빨리 뛰어가 마이 레슨이 있는 강의실에 도착했음. 그런데… 헐 이런… 이미 수업시작했음. 그래도 강의하는 교수님들이 (학원이지만 강사가 아니라 교수님들이라고 불러드림) 30분 수업이여도 가끔 수업 자체는 조금 늦게하는 경우도 있어서 희망을 걸어봤는데 역시나였음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ㅠㅠ… 진짜 내가 어쩌다 수업까지 놓치고 이꼴이 되었나 하는 한없는 자괴감의 호수에 다시금 퐁당 빠짐. 진짜 어제부터 계속 정신놓고 살고 이러다 내 인생 망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음. 원래 사람은 작은 거 하나만 보아도 미래를 알 수 있는 법이라 했음. 될 성 싶은 사람은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안 보이고 제 3자가 보았을 떄 안 될 사람은 그냥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보여서 저 사람은 안 될 사람이네가 보인다 했음. 지금의 내 모습은 제 3자가 아닌 내 자신이 봐도 안 될 넘이였음 ㅠㅠ 너무 슬퍼서 또다시 확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오락실에서 다음 수강시간까지 시간이나 때우다가 올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생각해보니 어제부터 오락실 잠깐 갔다가 일이 계속 꼬인 것이기에 오락실은 안 가기로 함. 작은 거 하나에서 승부는 결정되는 법. 오락실 안 가고 빈 강의실에서 자습을 하자 마음을 먹음. 원래 승부는 큰 데서 나는 게 아님.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이고 모여서 나는 법임.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자습을 하기 위해 빈 강의실에 들어갔음. 빈 강의실에 들어가 불을 켜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자습을 시작했음. 책을 펼치니 아놔 ㅠㅠ 자괴감이… 지금쯤 진도 여기 나가고 있을 텐데 교수님 수업과 함께 진도를 나가야되는데 돈을 내놓고도 학원에서 왜 나는 나 혼자 이러고 있다니… 갑자기 슬픔이 밀려들음 ㅠㅠ 나 혼자 책보고 진도나가니 지루함. 교수님과 함께라면 훨씬 더 쉽게, 재미있게, 머리에 쏙속 들어올 텐데 비싼 수업료내고 대체 내가 이게 무슨 꼴임… 아놔… 에혀… ㅁ ㅣ치겠다… 역시나 나레기 답게 공부는 안하고 이딴 생각을 하고 앉아있게됨. 그런데 원래 잘 알겠지만 공부라는게, 집중하면 안 졸림. 그러나 딴 생각을 하면 졸림. 학창시절에 선생님 수업에 집중하면 안 졸리지만, 듣다가 뭔가 잡념의 딴 생각들을 펼치는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졸게되는 경우 있었을 거임. 그래서 잡념을 쫓고 집중하면 그다지 졸리지 않음. 근데 이게 머리로는 다 아는데 막상 실천하려면… 휴… 나레기 ㅠㅠ 그냥 포기하고 안경을 잠깐 벗고 눈 좀 붙일라했음. 책을 펼쳐 폭신하게 깔아놓고 그 위에 머리를 두고 자려는 순간 ?! 뭔가 ㅅ1 bal 갑자기 겁나 섬뜩함. 문득 어제 꿈이 떠오름. 집 방 안도 아니고 이런 빈 강의실에서 만약 어제처럼 회색의 방 안에 갇히는 그런 꿈을 꾸게 된다면??? ??? 뭔가 갑자기 상당히… 는 아니고 살짝 오싹해졌음. (그렇잖아. 밤도 아니고 오전11시쯤, 한 창 쨍쨍할 때에다가 사람도 겁나 많은 학원인데. 별로 겁은 그렇게 많이 나진 않음.) 그래서 이대로 잠을 자느니 세수라도 해서 잠을 쫓아야겠다고 생각이 됨.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안경을 쓴 뒤에 강의실 밖으로 나왔음. 복도엔 아무도 없음. 화장실에 가보니 역시 화장실에도 아무도 없음. 하긴… 수업시간이 재수생들처럼 이른 아침 7시 8시 이런 때에 있는 것도 아니고 널널한 타임 10시 반인데 그거에도 늦어서 이렇게 혼자 빌빌대는 넘은 나밖에 없겠지. 차라리 수업 못 들어가면 밑에 오락실이나 피시방에서 시간이라도 때우고 올 텐데 자습하겠답시고 여기서 청승맞게 이러고 있는 것도 나 뿐일 거고. 에휴. 뭐냐 진짜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거울 속의 한심한 나에게 말했다. “뭐냐? 넌. 진짜… 아오.” 한 번 나 자신을 향해 화풀이를 하고는 안경을 벗고 세수를 어푸어푸 했다.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자 시원하면서도 뭔가 좀 정신이 드는 느낌이 났다. 슬슬 이 정도면 되었겠지 느끼며 물을 끄고 물기를 손으로 좀 닦아낸 뒤 고개를 들었다. 어? ??? 거울에 아무도 없었다. ??? 잠깐. 뭐야 이거. 그럴리는 없겠지만 내가 시력이 나쁘니 세수하다가 시야가 좀 흐려진 채 봐서 그런가 싶어가지고 고개를 다시 숙이고 아까 세수하느라 잠깐 벗어놓은 안경을 집어들려고 했다. ??? 안경은 안경이었다. 안경은 그냥 똑같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안경’만’ 정확하게 그대로였다. 안경’만’ 변화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서 다시 한 번 보았다. 화장실에 아무도 없었다. 거울 속에선 아무 것도 비쳐지지 않았다. 거울에 아무도 없는 건, 그건 별 거 아니었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쳐지지 않는 것보다 그때 나를 더욱 오싹하게 했던 건 이 화장실 전체의 풍경이 어제 꿈 속에서 봤던 그 회색의 내 방과 똑같은, 모두가 빛이 없는 회색이었다. ㅇ ㅏ니 ㅅ1 발 잠깐만. 지금 오전 11시 쯤인데? 사람도 많은 공공장소 건물인데? 이게 말이 돼? 원래 이런 일은 아무도 없는 후미진 곳에서 으스스한 늦은 시간에 벌어지는 거 아냐? 이게 말이 되냐고.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ㅅ 1 발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았다 다음에 4편에서 계속.. |